X묻었어, 귀신 나와

맛있게 핫도그를 먹고 있었습니다.
내 옆에 귀엽게 생긴 아기가 엄마와 같이 뭘 사러 와서 실랑이를 벌입니다.
아이의 요구는 계속 변하고 엄마가 사라는 것에는 관심도 없고.
드디어 내가 먹는 핫도그에 아기의 눈길이 닿고 그것을 사달라 합니다.
엄마의 반응,
“안 돼, x묻었어.”
엉 그럼 나는?
그 옆에서 졸지에 x 묻은 것 먹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 우리 아파트 앞을 예쁜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따라 가는 모양이 어찌나 귀여운지 천천히 바라보며
아파트 현관 앞에 이르렀는데 그 아기가 나를 따라 들어 오려 합니다.
엄마가 소리 지릅니다.
“귀신 나와”
어라 이번엔 귀신?

그러난 난 남이 맛있게 먹는 걸 왜 하필 x이 묻었다 하느냐,
아이 교육을 그렇게 시키먄 되느냐고 따지지 않았습니다.
내가 아끼며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감히 귀신 나온다고 말하는 그 엄마에게
그렇게 말하면 어쩌느냐고 말하고 싶은 것도 꾹 참았습니다.
그건 명백한 거짓말이며 진리가 아닌 이상 따질 필요도 없는 것 입니다.
설사 그것이 묻었다 해도 기분 상하고 비위 상할 뿐
우리의 영에는 하등 영향이 없는 것이죠.
오히려 우리 입에서 나온 미움 가득차고 은혜되지 못한 그런 말들이 더 남을 상하게 했겠지요.
귀신요?
어차피 우리의 대적은 온갖 사탄 마귀인 바에야 그것도 문제 없어야지요.
그래서 그 귀신 나온다는 곳으로 천연덕스럽게 들어가면서도 난 당당하였습니다.
우린 혼자가 아닙니다.
늘 함께 하시는 우리 주님이 있는 한
x묻은 것도 잘 넘어가고
귀신 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도 두렵지 않을 믿음에 목말라하며
난 주께서 인도하시는 주의 사람으로 살아 갈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