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의 죽음 앞에서

어린 시절 외가댁에서 각종 방학을 다 보냈던 난 외삼촌 외숙모와 외사촌들이 참 각별했다. 어린시절 충청도 외가댁에서 보내며 많을 추억을 간직하던 중, 외삼촌이 시골 생활을 청산한채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 부평으로, 바로 이웃 사촌으로 오게 되면서 우리 사이에 이상한 거리감이 생겼던 것 같다. 내 눈엔 엄마와 아빠는 그저 주려고만 하시는데, 외삼촌네는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알 수 없는 큰 독이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주워 듣고 나도 섭섭함으로 외삼촌 댁을 향한 나의 추억은 저만치로 너머가고… 자꾸 쌓여가는 서운함과 부모님의 손해 보심에 나름 참 어리석다는 생각도 하며… 그렇게 멀어져만 갔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비밀한 일때문에 외삼촌은 술로 살며 세상을 거부하는 듯, 부유함을 뒤로한채 스스로 삶을 놓아버리는 기간이 거의 7년이었다. 참 허무한게 인생이라더니… 아무리 움켜쥐려해도 쥘 수 없는게 세상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부턴가 난 하늘 위에것에 소망을 두고 살아야 한다는 목사님 말씀이 내 마음을 온통 차지하면서도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그 마음에 쐬기를 밖은 듯한 이 사건이 오늘 나를 가슴 아프면서도…

  • 용서해야한다.—아무 죄도 없으신 주님이 자신을 핍박하며 십자가에 못 밖게 한 원수를 용서하며 나를 위해 돌아가신 것처럼… 나도 내게 어린시절 상처 받고 섭섭하게 했던 그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그 사건을 이제는 놓아주어야 겠다.
  • 살아계실 때 잘 해야 한다.— 그 옛날 코미디언의 유행어 중에 " 있을 때 잘해" 라는 것이 있었다. 7년을 술로 서서히 꺼져가는 등불처럼 그렇게 자신을 사그라들 게 하시던 외삼촌을 진정으로 위해서 기도하고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해 주지 못하고… 얼음처럼 차갑고 무뎌진 마음으로 그냥 그렇게 모른 척 잊고만 지낸 내 자신이 후회스럽고 가슴 아프다. 죽음 앞에선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고 정말 욕심으로 가득 차 챙겨 놓은 모든 것 다 버리고 초라하게 돌아가는 저 모습이 정말 안쓰러워서 많이 슬펐다. 하나님께 기도로 우리 삼촌을 부탁했다. 그리고 남은 가족의 영혼을 제발 구원해 달라고,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 했다…

한 줌으로 재로 돌아가신 우리 외삼촌을 진정 사랑합니다.
엄마의 여러 형제분들과 내 주위의 여러 어른들께 진정 사랑을 보이면서 '살아계실 때 잘 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 아침에 읽은 야고보서에서 " 사랑을 알고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결코 그 믿음으로 결코 하나님께 구원을 얻지 못한다." 는 이 말씀을 내 삶의 나침반으로 삶아야겠습니다.
아직까지 살아계셔서 내 사랑의 실천을 기다려 주시는 나의 어르신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