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 즐거웠습니다.
성탄 축하를 위해 나온 건지 아니면 의미 없이 그냥 즐기기 위해 나온 차들인지 알 수 없었으나 도로가 꽉 막힘을 보며 이유야 어찌됐건 기쁜 날은 확실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어진 교회의 크리스마스 행사는 기쁨과 웃음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린 얼마나 그리스도 예수를 닮아가고 있는 걸까요?
그렇기나 한 것인지 자문해 봅니다.
엊그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주교, 사제들 면전에서 독설에 가까운 성탄 메시지를 퍼부었답니다.
‘자기는 영원불멸이고, 무엇에든 면제되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간적 감성을 잃어버려 우는 사람 곁에서 함께 울어 줄 줄도 모른다. 영적인 치매에 걸리고 지금 당장에 얽매여 주위에 벽을 쌓고 우상의 노예가 된다. 실존을 위한 정신 분열증을 앓는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차지하려는 욕정으로 가득해 위선적인 이중 생활을 한다. 뒷담화 테러를 저지르기도 한다, 대놓고 말할 용기는 없으면서 남들 등 뒤에서 지껄여대는 비겁한 사람들의 병을 달고 산다. 윗사람을 짐짓 찬미하는 시늉을 한다. 상사의 환심을 사려고, 그래서 시은을 받아보겠노라 출세주의와 기회주의의 희생물이 된다. 남들에게 무관심하다. 시기심과 교활함으로 남이 몰락하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다. 장례식장 얼굴을 하고는 엄하고 거칠고 오만하게 군다. 폐쇄적 집단을 만들고 그걸 등에 업고 남들을 억압하려 한다. 그 서클의 노예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결국엔 본인에게도 암이 된다. 세속적 이익을 좇고 그걸 과시하려 한다. 남들을 짓밟고 자신의 권력을 곱절로 만들려고 끝도 없이 애를 쓴다. 그러려니 남에 대한 중상과 비방을 일삼아 이 세상을 망가뜨린다.’
이 적나라한 메시지에 슬픔과 당황을 느끼며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많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지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크든 작든 이러한 잘못 속에서 거침없이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그리스도 예수는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희생의 제물이 되시고 마침내 구원에 이르게 하셨으니 성탄의 이 아침 기쁨의 저 밑바닥에서부터 알 수 없는 비애가 올라옵니다. 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