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울이 죽었다!

오늘 사무엘상 마지막장 31장 쓰기를 마치며 나는 몹시 슬픕니다.
성경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지요.
그 중에 억울하기로 치자면 그깟 살로메의 소원을 위하여 목이 잘린 세례 요한의 죽음만 한 것이 있을까마는 이처럼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울의 죽음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아립니다.
사울은 키 크고 잘 생겨서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다고 한 걸로 보면 당시의 송중기요 장동건이요 원빈이었던 모양입니다.
허나 그는 시기심 때문에 자기보다 잘 나가는 다윗을 호시탐탐 죽이려 들었지요
성경에는 ‘하나님이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힘있게 내리매’ 라고 씌어 있습니다.
난 이게 가끔 두렵습니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마음의 온갖 못된 것은 어쩌면 모두 사단의 부림을 받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좋은 것을 좋게 보고 비록 나보다 잘 나가서 시기 질투가 샘솟아도 왕이면 왕답게 행동해야 할 것을 아녀자처럼 시기와 질투와 증오로 이런 죽음을 맞이 합니다
'블레셋 사람들 즉 원수들이 와서 사울의 머리를 베고 그의 갑옷을 벗기고 자기들의 신당과 백성에게 알리기 위하여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의 땅 사방에 보내고…
그의 갑옷은 아스다롯의 집에 두고 그의 시체는 벧산 성벽에 못 막으매… ’
비참하고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온전하지 못하게 사는 나를 돌아볼 때 그것은 무서운 경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심사로 인하여 며칠 불면의 밤도 보내고 사랑하자, 사랑하리 다짐해도 눈 앞에 보이는 것은 …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마다 불의에서 떠나라 하셨는데.
그것이 마귀의 올무라 하셨는데.
사랑하기 버거운 현실이 내 앞에 펼쳐지고 인정하기 힘든 뭇 다윗의 출중함이 나를 억누를 때
그 때에 주여 내가 주의 말씀을 기억하게 하시고 나를 잊지 마옵소서
내 심중에, 내 입술에 날마다 날마다 주의 사랑을 읊조리게 하시고 내가 세상 끝나는 그 날에는 주의 믿음으로 승리했다 말할 수 있게 하소서.
내가 곤고할 때에 악령에 사로잡혀 사랑으로 대하지 못했던 사울의 처절한 죽음을 기억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