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찜이 나에게

며칠전에 섬에 계신 아버님께서 아구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 곳에서도 잘 잡히지 않는 데다가 내 생선 다루는 실력을 익히 아시는 지라 깨끗하게 손질하시고
먹기 좋게 도막을 치셔서 요리만 하면 될 정도였습니다.

그 주에는 유난히 가족 행사며, 직장까지 외식이 많았지만, 아구가 날 알아서 기다리려니 걱정을 하지 않았지요.

큰 맘먹고 아구를 꺼내 찜요리를 시작 하였습니다.

꺼낼때 약간 아구가 의심 되기는 했지만 아구 냄새가 다 그려러니 하며, 희수까지 동원하여 콩나물 대가리 다듬고, 고추가루 팍팍, 싱싱한 미나리에, 마지막으로 참기름 칠 때 거기까지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럴수가 !
아구가 상한 거 였습니다!

정성껏 보내주신 시아버님 얼굴과 가족의 얼굴이 오버랩 되더군요.

가슴을 치며 버렸습니다. 희주 아빠가 말이 없는게 오히려 불안 하였지만 내 상심이 너무 커 누구도 아무 소리 못하고 애꿋은 부추 김치만 펐습니다.

아. 그 때 아구가 예수님이 되어 말하더군요.
다 때가 있다고, 늦으면 이렇게 썩어버리우게 된다고.

부랴부랴 설거지하고 수요 예배 드리려고 교회에 도착 했을 때는 찬양도 다 끝나고 목사님 설교가 이미시작 됐을 때 였으니.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염려하지 말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