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오후에

눈치도 없이
더이상 온다고 해서
반가울 것도 없는 비가 또 내리는 오후입니다.

요즘 폐허로 가슴 아픈 이들을 생각하면
내 기도가 너무 작고 초라하기만 합니다.

무엇을 뜻하신 걸까요?
분명 뜻이 있겠지요.
생태상 바다를 한 번 뒤집어 주는게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허긴 그 큰 바람이 아니면 누가 바다를 감히 뒤집겠습니까?
그럼 바다를 위해?, 더 나아가 결국 사람을 위해?

반갑잖은 비를 보며
나는 누구에게나 반가운 사람인가를 돌아봅니다.
나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이 있다면 …
요즘의 이 비처럼 성가신 사람이라면…
모르고 지나친 내 잘못의 용서를 구합니다.
언제나 반가운 사람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어딘가에 아직 이 비가 필요한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기에 여전히 비를 내리시겠지요.

오늘 미리 준비 해온 우산과
작은 믿음으로도 행복해지는 오후입니다.
여전히 비는 내리겠지만
그래도 행복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