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안에 안 두고

어제 성탄 전야 행사와 성탄자정예배를 생각하니 희수와 함께 처음 게시판에 들어가 글을 올렸던
그 기쁨이 되살아납니다.
그저 기뻐서 혼자 안고 있기에는 그 기쁨이 너무 벅차서 시작된 글 올리기가 어느덧 수십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글쓰기에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 훈련도 없는 나였지만 때론 잘 써지기도 하였기에
목사님께서 이 난을 맡으라 하셨을 때에도 사실은 '그것쯤이야’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멍석 체질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A4용지 한 장 분량도 안 되는 글을 쓰는데 며칠이 걸린 적도 있습니다.
어느 때는 올리고 나면 '아니다’라는 말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아름 답게 고쳐서 올리면 '그게 아니다’하는 겁니다.
끙끙거리며 며칠을 보내다가 하나님께서도 보신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난 그때까지 이 글이 영광의교회 교인과 몇사람만 보는 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보신다는 사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름다운 글을 원하시는 게 아니라 언제는 마음을 보신다는 사실이 때론 두렵습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별걸 다 달라고 기도하던 내가 이젠 글도 달라고 기도합니다.
어슬프고 빈약한 표현들에도 주님이 주신 행복한 마음이 담기길 늘 원하면서
때때로 내 생활의 실체가 드러나는 부끄럼도 감당하면서 써 내려간 내 글 자욱에
작은 빛이라도 느껴지셨습니까?
어릴 적 주일 학교에서 배운 어린이 찬송이 생각납니다.

’ 이 작은 나의 빛 비치게 할 테야----
빛내리 빛내리 빛내리-
사탄이 못보게—
독 안에 안 두고—’

미약한 내 마음도 독 안에 안두고 나누겠습니다.
올 한해 행복하셨지요!
내년에도 틀림없이 행복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