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그리운 부모님께.
눈이 많이 옵니다.
남들은 예쁜 눈이라 하지만 난 그 산천에 눈이 쌓일까봐 너무 찬 곳에 모시고 온 것이 아닌가 송구합니다.
시집 온 후 늘 제때에 찾아보지 못했지만 더 멀어졌기에 이제는 그 횟수도 더 줄겠지요.
김포 어디였던가
사실은 아직도 그 곳에 다녀온 일이 꿈인 듯합니다.
설날인데 선물도, 아무 것도 필요없이 가보기만해도 되는 일을 올해도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그러나 울지 말라 하셨음에 눈물 보이지 않고 기도하라 하셨음에 기도합니다.
주님과 함께 눈물없는 그 곳에서 만날 것만 믿으며 삽니다.
우리 믿음 너무 약하여 병든 어머니가 주시는 피고름 같은 사랑을 받기만 했습니다.
그 약한 믿음이 어머니를 너무 일찍 떠나시게 했다는 것을 세월이 갈수록 사무치게 느낍니다.
보이시지요?
아들,딸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사랑스런 손자들, 너무 어여쁜 며느리의 찬송도 들으실겁니다.
아버지,어머니!
다른 무엇보다 주님을 향한 믿음 주셨음이 감사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남겨 주셨음이 감사합니다.
세상의 설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천국에서 만나는 날을, 주님과 함께 기뻐할 그 설날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