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찾기

꼭 어둡다고 길을 잃는 것도 아니고 환하다고 길을 잘 찾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일, 주일에 해야 할 모든 일을 내가 가장 약해지는 말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는 한 마디에 두 손들고
아버님과 동행 길에 오른 후 마지막 목적지 옛날 친구분 댁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아버님의 흡족한 웃음을 보니 모시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농로만 돌아나가면 된다는 말을 듣고 한적한 시골길로 나왔습니다.
겨울이 끝자락에 걸린 농촌 마을은 정말 한가롭게 보입니다.
복잡한 길도 잘 찾아가는 희주 아빠인지라 그 단순한 시골길에서 길을 잃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설명도 듣고 자신있게 들어섰는데 길이 없는 것입니다.

“어, 이길이 아닌개벼?”
다시 오던 길로 가서 반대쪽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번에는 막다른 길이 나옵니다.
“아까 그 길이 맞내벼?”
다시 가니 도무지 차가 다닐 상태가 아니라 옆에 난 곁 길로 들어서니 이번에는 허름한 농가만 달랑.
미로 찾기가 따로 없습니다.
눈에 길이 훤히 보이는 대낮에 헤매이다니.
이러기를 여러 차례 진짜 도깨비에 홀린 냥 만만히 본 시골길에서 이리저리 돌기를 수십분
지나가는 차도 없어 난감해 하는데 아버님께서 구원의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직도 길을 못 찾고 가라 하신 길에 공사 차량 입간판만 있다고 하니 처음에간 그 길이 바로 그 길이랍니다.
문제는 그 입간판이었습니다.
벌건 흙 길에 공사 차량 진입로 이렇게 씌여진 입긴판마져 놓여 있기에
우리는 그것이 공사 차량만 해당 된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던 겁니다.
진흙이 벌창을 한 그 길만 지나면 되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미리 겁먹고 후퇴,
공사 차량에게 안내한 것을 공사 차량도 아닌 우리가 괜한 신경을 쓴것이 얼마나 웃기고 어이없던지요.
확실하게 알려준 길이라면 어떤 장애가 있어도 그 길만 가면 된다는 확신을 못가진 것입니다.

믿음에의 확신.
세상의 많은 유혹과 때로는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일이라도 그것이 주님이 가르치신 길이 아니면
가서는 안되는 것을 알면서 자주 허물어지는 나를 발견 하곤 합니다.
예수께서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목숨 바쳐 알려 주심에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일에 기웃거리고 잊어버리고 인생을 낭비하는지요.
평생을 길 찾다가 끝나는 사람도 있고, 찾은 길을 놓치는 어리석은 사람도 봅니다.
확신없이 갈팡질팡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자녀된 우리는 주님 가신 이 길을 잘 따라가서 믿음의 열매를 맺어야만 합니다.
주님만을 확신하며 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갈 길입니다.
미로 찾기는 한번이면 족하니까요.
믿는 우리에게 미로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