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브룩스처럼

내 예감대로 그 노점은 굳게 닫히고 다시 열 의지가 없는 듯 밧줄로 칭칭 동여 매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이 맞았음에도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내 눈에 들어 온 그 와플빵은 몹시 시장 하였음에도 사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코를 자극하는 유혹적이라 할 버터 냄새 대신 밀가루 타는 냄새에다 겉은 메마른 와플빵.
주인은 누군지 늘 자리를 지키지 않아 본 적도 없었지요.
아마 잘 팔리지도 않으니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빵답지 않은 빵.
그래서 아무도 끌어 들이지 못한 빵.
주인은 그 이유를 알았을까요?
아무래도 넉넉지 못할 형편일텐데 내 방정맞은 예감 때문인 것만 같아 씁쓸합니다.

요즘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솔직한 속내를 말하자면 처음에는 과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더 솔직히 하자면 기뻤습니다.
나는 그동안 내내 슬픔과 실망을 느끼며 숨죽였던 침묵하는 보수였습니다.
그러나 사태가 여기 이르자 나와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음이 하나님 뜻인 것만 같았습니다.
다시 기회가 왔구나` 하고.
빵도 빵 답지 않으니 사라지는데 하물며 그 높은 권세야…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생각케 됩니다.
우리, 택한 백성이요, 거룩한 제사장인 우리는 거리가 아니라 골방으로 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손에는 촛불이 아니라 성경을 들었어야 하며 외침이 아니라 가슴이 타는 기도를 드려야 할 때입니다.
모든 권력은 결국 하나님 손에 있음을 우리는 사울왕을 보아서 잘 압니다.
아무래도 이건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손에 맡겨진 일일 겁니다.

복잡한 신문기사 속에서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랜디 브룩스
뮤지칼 프라미스에서 예수 역을 맡은 그는 무려 3000여회나 예수 역을 했다 하는데
성경 읽는게 그의 대본 연습이라는 그의 말에 참으로 부끄러운 나를 반성합니다.
내가 3번만이라도 예수를 다시 생각했더면 어느 편이라는 생각은 못했겠지요.

다른 것 필요없이 예배당이면 족합니다.
사람을 선택하지 않는 나는 영원한 주.사.모가 될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실 주님을 오늘도 바라봅니다.
그 와플빵 장사도 다시 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