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부활절

갇혀서도 자유로운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살인죄라 하였습니다.
그것도 남편을 죽였다는.
방송을 생각없이 듣기만 하던 나는 틀림없이 흉악한 얼굴거라 생각하고 TV앞으로 달려가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웃고 있었습니다.
평안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여자 수인들을 다룬 그 TV프로에서 다른 사람들은 화면에 나타날까 모두 모자이크 처리를 한 마당에
단 2명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유난히 넉넉하게 웃는 한 여자.
13년인가를 감옥에서 보내고 아직도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세월이 남아 있는 그 여자.
무기수!
그 안에 갇혀서도 무한의 자유를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지은 죄때문에 해마다 사건의 그날이 오면 어김 없이 무너져 가슴치는 통곡을 한다는 그들이지만
분명 자유 하였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작은 방에 놓인 낡아진 성경책에서
난 그들을 그토록 자유하게 만든 주님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그들 만큼 죄 없다 어찌 자신 할 수 있을까요.
사실은 무수히도 참회의 법정에 서야 할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는 듯 살아갑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출입을 하면서도 시대 탓을 하며 얼마나 갑갑해 하였는지요.
정세를 갑갑해하고
경제를 답답해하고
그리하여 사람들이 갑갑해지고 사랑 잃은 마음들이 얼마나들 냉냉해 졌는지요.
우리 손가락은 모두 남들을 향하여 휘저을때
그들은 자신을 꾸짖으며 진정한 진리를 만났던 겁니다.

어김없이 부활절이 다가오는 요즈음,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생각했습니다.
값없이 주신 핏빛 그 사랑을 생각 했습니다.
그가 찔림을, 창에 상한 허리며, 손자국난 손을 생각 했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여 우리는 자유하지 못하는지요?
감옥도 아닌 사방 뚫린 이 자리에서 왜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지.
서로 주지도 않으면서 사랑이 부족하다 하는지.

늘 이런 모습의 우리를 죄없다 하신 이여.
당신의 크심 앞에 떨리는 손 모으며
세상의 가장 낮은 자의 모습을 떠 올립니다.
낮아지고 낮아져서 더욱 하늘에 가까이 되기를
세상에서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참된 진리 속에 살다 가기를
그리하여 진리 속에서 거듭나고 자유케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홍 빛 사랑으로 오신 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