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

당당하게 걸었으면 알아 봤으련만 무심히 지나치다 아차 했습니다.
이미 제 철은 지났지만 사인이라도 받아 볼 걸, 아니면 수고 했노라 말이라도 건네볼 걸.
날 따르라고 외치며, 많은 대중들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던 장부 같던 모습은 하나도 없더군요.
오히려 주줍은 표정으로 시선을 둘 곳없이 바닥을 응시하고,
양손에 짐과 어깨에 맨 가방만이 그녀의 현재를 대변하는 듯 했습니다.
돌아다 봐도 수행하는 사람도 한 명 눈에 띄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연민의 대상이 되어버린듯한 그 여인.
하긴 몇 달 전이라면 내가 감히 그 여인네에게 이런 연민의 감정이나 가졌겠습니까?
그저 그 여인의 능력의 출중함에 솔직히 한 번 쯤은 부러워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내가 왜 이리 좋은지, 자랑스러운지.
그 여인이 나를 따르라고만 했지, 누구를 더군다나 예수를 따를 준비를 했었을까요?
난 평생 따를 그 분으로 족한데.
3보 1배를 했다지만 아마도 남은건 말하기 미안하게도 관절 내지는 무릎의 통증.
내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그 순간 난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데.
오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으니 얼마나 마음 상했을까요?
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면 어디든 주님의 이름으로 찾아가고 싶은데.
날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따르는 오직 한 주로 족한데.
작아진 자신을 보며 무력함도 느꼈겠죠.
난 주 앞에서 작은 자로 겸손하게 살려는데.
너는 내 자녀라 그 한 말씀으로 승리하는데.
어딜 가든 감출 것 없이 복음 아니면 의롭지 못함을 아는 내가 얼마나 자유한 사람인가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한 여인으로 하여 내가 가져 보지도 않은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며
난 얼마나 자유하며, 얼마나 복되며, 얼마든지 승리자가 될 수 있는지를 절절이 느껴봅니다.
이 믿음 하나로 정말 행복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