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눈물

희주의 방문을 여니 책도 피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습니다.
지금이 어느땐데 하고 물어보려는 순간
희주가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물 중에 젤 슬픈게 말없이 흐르는 거고
그 중에 자식의 눈물은 얼마나 부모의 맘을 애끓게 하는지요.
“엄마, 안 틀리던 언어 문제를 자꾸 많이 틀려서 속상해요”
아, 이럴때 내가 언어 부문 교수는 고사하고 국어과 교사라면 좋았으련만.
더 이상 공부하란 말을 못하고
“좀 쉬면 되겠지. 문제가 이상한가보다. 오늘은 그냥 자거라”
공부하는데 그리 닥달하고 관심 있는 편이 아닌 나여서 수능 날짜가 며칠 남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잘하고 있으려니 믿고 있었는데 잠이 안옵니다.
과외교사를 구해?
학원을 보낼까?
이제?
뻑뻑한 눈을 비비며 주 앞에 앉아 염치없이 또 졸라보려는데
`세상의 모든 언어 내가 만들었다’ 하십니다.
맞습니다.
그 언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도 주께서 만드셨답니다!
자고 있는 딸을 안아 주었습니다.
“희주야, 하나님이 만드셨댄다”
부족한 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