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뜰

설명할 것도 없이 그저 교회 다니는 것이 송구하게 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담임 교사와 교장 선생님의 낯빛이 좋지 않았습니다.
여러 자격 요건이 맞지 않음에도 자신이 신학을 해야 하니까 자녀들을 무료 급식으로 정해 달라는
젊은 아빠와 몇 시간 실랑이를 벌이던 교장 선생님은 교사들을 불러 놓고 훈시를 하시다가
급기야 그래서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싫다는 말씀을 하시고야 말았습니다.
주를 믿는 나
이렇다 할 변명도 못해보고 꼼짝없이 싫어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스란히 날라오는 화살을 맞아야 했습니다.

경기가 안 좋은 요즈음 어느 상가에선가 건물주들이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조금 씩 덜 받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유독 안 된다나도 손해 볼수 없다고 부득 부득 다 받아가는 건물주는 성경책 들고 교회 왔다갔다하는 어느 교회 집사라고 사람들이 수근수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교실에서 아이들끼리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불행하게도 한 아이가 심하게 다쳐서 부모님들이 오시게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피해 어린이와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을 사과하고
당연히 가해 어린이 부모의 마음은 오죽 불편하랴 위로의 말을 생각하며 사과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 아이가 그런거 보았냐고 적반하장 하신 그 부모님,
어쩌면 좋습니까?
듣기 민망하게도 목사님이셨습니다.

나를 생각하며 나는 주님의 기쁨인가를 생각합니다.
내 자신의 수치된 일에는 민감해 하면서 주님 받은 수치를 오늘 다시 재연하며 사는 우리는
그 옛날 돌을 던지며 예수를 손가락질 하던,
바라바를 놓아 주라고 하던 그 무리와 어쩌면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들.
자신의 의만 구한 나날들.
주님을 영광스럽게도 기쁘게도 못하는 날들…

흘리신 보혈을 생각하며
사랑한다 부르시는 음성에 귀 기울이며
내 안의 묵은 것, 나쁜 습관 , 버려지지 못하고 가라 앉아 있는 미움의 앙금 같은 것들을
오늘도 내려 놓습니다.
내려놓지 못한다면 여기는,
우리 사는 여기는 여전히 수치됨과 아픈 것이 엉긴 빌라도의 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 있는 그 곳이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