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사람 전성기

자꾸 내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일어나 기도하라, 일어나라.
난 못한다니까요. 체질이 아니예요.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부활절 기간 동안 며칠도 겨우 눈 비빈거 아시잖아요.

-새벽사람 전성기-
그 책이 발단이었습니다.
맘 먹고 사려고 한 책은 놔두고 어째서 그 책이 자꾸 눈에 들어 오는지
할 수 없이 집어 들고 왔었습니다.
신문에서 익히 들은 얘기,
꼭두새벽 강남 번화가를 늦지 않으려 뛰던 발걸음들이 전부 교회로 향하더란 얘기는
익히 들은 터였습니다.
그러나 난 정말 아니었습니다.
늦은 밤은 몰라도 아침에 더군다나 새벽에 기도하러?
그냥 대단한 사람들이로구나 감탄으로 만족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 은혜 충분하였습니다.
계속 들리는 소리.
“일어나라”
그렇다면 딱 3일만 해보겠습니다.
마침 시작된 그 날은 , 목사님 휴가로 특별히 장로님께서 오시던 날이라 기회가 좋습니다.
며칠오다 땡쳐도 모르실거니까요.
그러나 그런 나의 속내를 모르실리 없지요.
낮에 뻑뻑한 눈을 잠시 감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선배 선생님이 하필 그날 왜 이렇게 물었을까요?
“새벽기도 갔었지? 계속해 봐라. 난 못하겠지만.”
자신도 못하는 것을 왜 나에게 물었을까도 이상 했지만 다른때는 만나지도 못하던 날이 많았건만
걸핏하면 지나치다 꼭 묻고 지나갑니다.
“계속하지?”
이름이 믿음과 사랑을 뜻하는 그 선배가 결국 하나님 작전에 협력자였습니다.
매일 매일 묻습니다.
오늘도?
일어나지 않으려고 알람을 안해 놓아도 어김 없이 새벽 4시가 넘으면 내 눈이 뜨입니다.
그래도 안간다고 버티다가 무슨 힘인지 벌떡 일어나 뛰어간 일도 있고,
그 새벽에 잘 갔다오면 어떤 때는 주차자리가 없어집니다.
‘내가 늦게 쏘다니다 오는 사람 자리 내주려고 간 줄 아나 이래서 안 간다니까’ 하고 은근히 부아가 올라오려는데
이 자리 꼭두새벽에 발견하고 주차한 그 사람은 얼마나 기뻤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받은 은혜 금방 잊고 사소한 일에 신경 돋구는 나. 스스로 멀었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하며 결국 아뢰었습니다.
‘그럼 40일입니다. 전적으로 주님의 부르심에 맡깁니다.’
매일 매일 불러 주십니다.
내 기도하는 그 시간 그 때가 가장 기쁘다
딸아이 수능, 희주 아빠를 위한 기도 이런 기도 제목들이 점점 작아집니다.
그저 주님 만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기쁩니다.
새벽에 무릎 꿇은 여러 성도들 위에 함께 하시는 그 성령을 느낀다는 것이 축복인 걸 알게 됩니다.
이제 40일이 코 앞입니다.
새벽기도 하면 뭐 되는 줄 알았더니 부끄럽지만 난 아직도 멀었구나 입니다.
겨드랑이에서 날개도 안 솟아나고
난 여전히 주 앞에 떨리는 맘으로 섭니다.
그럴지라도 이른 새벽 나를 만나주시는, 내게 말씀해 주시는 그 이끄심으로
나를 높은 곳에 올려 주실 그 날을 소망합니다.
난 기쁘게 찬 새벽바람을 맞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
주께로 가까이 가는 길을 이제서, 이리 늦게라도 깨닫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한 술밥에 어찌 배가 부르겠습니까?
그러나 누가 압니까?
이러다 보면 어느날 나도 믿음의 전성기를 맞을런지.
그것도 다름 아닌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이는 새벽사람 전성기를.

아! 날 사랑하심 이미 성경에 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