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도

“다녀오겠습니다.”
희수가 나보다 일찍 가는 바람에 모처럼 아침 인사를 받았습니다.
뒷모습을 보고 돌아서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립니다.
뭘 잊었군 하는데 빨리 말을 하랍니다.
눈치 못 챈 내가 머뭇하는 사이 재촉을 합니다.
“아참 그거 있잖아요. 잘 될 거라는 거”
오늘이 이래뵈도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이 학력평가를 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희수의 시험 정도에는 신경 쓰질 않았지요.

생일이 11월 17일 역사적인 날이라 수능이 며칠 남았다 하면
내 생일이 며칠 남았네로 고쳐 말하는 우리 희수.
말하자면 올해는 국가에서 희수 생일이 며칠 남았다고 세어주고 있는 데도
우리 가족은 오직 수능 날짜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니 초등학교 시험 그게 무슨 시험이나 되나 정도였는데 혼자서는 꽤나 신경 쓰였나 봅니다.
“잘 될 겁니다. 아멘.”
그 한마디를 듣고 기쁜 얼굴로 가는 희수를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수능만 큰일이다 하셨겠습니까?
기뻐 받으시는 하나님의 웃음이 자꾸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