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바다

지난 주에는 오후 예배시간에라도 닿으려고 숨을 헐떡이며 설악산에서 달려왔습니다.
사람에게 아량을 구했더라면 꼬였을 일을 하나님께 아뢰고 갔다오니 오전에 가족예배는 못드렸어도
마음은 가벼웠습니다.

오후 찬양예배에 감사송을 부르다 감사하지 못한 것을 찾아보라는 전도사님의 말씀에
새벽에 잠 못들게 한 사색의 조각들이 떠오릅니다

밤 12시에 도착하여 방이 없어 우리가 찾아 간 곳은 설악에서 좀 떨어진 시골 마을
새근새근 잘도 자는 희수 옆에서 나는 사실은 좀처럼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밤새 유난히 바다는 성난듯 거칠었고
갑자기 이곳이 다른 데가 아닌 외가 마을, 대리바우 -교암리 -
우리 어머니가 나고 자란 곳이란 생각에 머물게 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 꿈틀거렸습니다.
산은 옛산이되 물은 옛 물이 아니라지만
어머니가 보고 자랐을 그 바다를 보며 그 옛날에 이미 이 때를 예비해 두셨던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익히 자랐던 바다를 두고 꽃다운 나이에 멀리 시집와 하나님을 영접하고
믿음 없고 약한 남편과 자식 돌보랴 지치셨던 내 어머니.
병고에 쓰려져서도 기도하라 셨던 내 어머니.
그래서 눈 앞에서 스러져가는 혼수상태의 어머니를 붙잡고도 누구를 원망 할 수 없었습니다.
방향 잃은 기도를 수없이 올리다
주 앞에서 높이 두 손 들고만 우리에겐
그런 어머니를 잃고도 감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말로 못할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예수의 보혈을 왜 진작 깨닫지 못했는지
왜 진작 무픞 꿇지 못했는지
왜 세상에 무엇이 있다고 여겼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단 것을 왜 깨우치지 못했는지
어머니 없는 그 밤바다의 파도가 거칠듯 난 밤새 후회의 바다를 헤매이고
어스름 해서야 결국 예정하신 그 목소리를 다시 들었습니다.
넌 내 사랑하는 자라
비록 바닷가 마을 일지라도 난 어느 곳에서나 나를 만나 주시는 하나님을 압니다.
날 사랑하심을 내가 알며 주 없이 살 수 없는 나임을 고백합니다.
어머니를 잃는 고통 후에 주신 그 평안을 내가 감사드립니다.
결국 사랑 이셨음에.
그럴지라도 주여,
한가지 감사 할 수 없는 것.
난 아직 욥이 될려면 멀었나 봅니다.
내 육신의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것만은 아직도 감사 할 수가 없습니다.
때로 때때로 내 어머니가 너무그립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