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다음 날

주님!
다른 이들 자연에 환호하며 야외로 달리는데
우린 주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입니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듯
노소 없는 함박 웃음들은 온 하늘로 솟구칩니다.
큰 교회란 결국 교인의 숫자에 있지 않음을
서로의 얼굴에 가득하게 느껴지는 행복함이 말해 줍니다.
운동장에 울려 퍼지던 찬양은
마음 상해 있던 있던 모르는 누군가에게 어쩌면 커다란 위로가 되었을 겁니다.

하늘 향해 던지던 콩주머니들,
더러는 거절 하셨던 내 기도처럼 땅에 졌어도
주님! 거절 하신 것 또한 감사입니다.
아들 손잡고 난생 처음 해 본 축구
이 뿌듯한 선물을 나에게 주심이 얼마나 벅찬 사랑인지요.
서로를 감싸야만 하는 보디가드 피구
늘 주님만 피난처 삼겠습니다.
서로 사랑 하라, 사랑하라, 말씀하십니다.
꼴찌라도 끝까지 이어줘야 하는 계주
믿음은 끝없이 이어가야 할 달리기입니다.
내 가족을 위하듯, 내 혈육에게 먹이듯
정성으로 마련한 음식들에서는 솔-솔 우러나는 따뜻한 손맛.
우리가 먹은 건 베푸신 사랑이더군요.
내 무릎 위 보라색 짙은 멍자국도
참으로 자랑스럽기만 하고
운동장에서 뛰놀라면 누가 뛰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이 뛰놀라기에 뜁니다.
주님과 함께 기뻐하고
주와 함께 뛰노는 것이
이리도 행복함을 느끼는 오늘 행복한 가을 운동회!
내년에도, 몇 날이 흘러도 주님으로 행복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