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속에

좀 춥긴 하지만 오후에 비치는 3월의 햇살 속에는 봄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계절.

따뜻한 햇살 들어오는 아침
거실에서 아들 방으로 희주아빠는 전화를 합니다.
“아들아 , 어서 일어나라.”
초둥학교 졸업 기념으로 사 준 핸드폰 가동 기념 전화에 듣고 있던 나는 절로 행복해 집니다.
어제와 그대로인 것 같은데 마음가짐이 변하니 모든 것이 새로워진 느낌 입니다.
우리 집 새내기 둘은 바쁜 듯하나 참 생기 있습니다.
코 앞 학교만 다니다 통학을 시작하는 희주의 다리 아프다는 소리도 좋은 노랫 소리만 같고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희수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사람은 작은 변화에도 얼마든지 새로움을 느끼며 살 수 있군요.
정작 진짜 새로워진 자신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리도 까맣게 잊고 살까요?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선포 하셨는데도 말입니다.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것을 갖게 된 기쁨보다 더한 새 삶을 주셨음을 망각하고
어느새 옛 사람으로 돌아가는 나를 보며 가끔은 절망도 합니다.
그러나 새날을 주심에 감사하고
봄빛을 주심에 감사하고
새로운 생명을 주심에 감사하며
엊그제 내린 눈 사이로 얼굴 내밀고 나오는 아직 여린 새싹처럼
여린 믿음이라도 따뜻하게 품어 봅니다.
잊지 않을 일입니다.
새로 산 핸드폰 통화보다 더 소중하게 '너희는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우릴 일깨우는 소리를.
우린 어제의 우리가 아니라 새로워진 우리이니까요.
마치 봄빛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