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을 만났을 때

절친했던 두 친구는 산길에서 곰을 만납니다.
한 사람은 나무로 올라가고 한 사람은 엎드려 죽은 척하여 화를 면합니다.
살아 난 후 속마음을 알아버린 친구는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우리가 익히 잘아는 곰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어릴 때나 나이 먹은 지금에도 난 가끔 그 이후가 궁금해 집니다.
어릴적에는 마치 내가 배신 당한 친구처럼 느껴져 그럴 수 있냐고 흥분한 적도 있고
때로는 한 친구는 왜 민첩하지 못하여 스스로 위기를 면하지 못하고 남탓을 하기에 이르렀을까를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죽을 것 같은 절박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감정으로 배신감을 느낀
더러 발생하였습니다.
사람의 배신은 도끼날보다 더 강하여 발등이 아닌 가슴에 박혀 심한 상처를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상처가 치유되는 흔적 속에서 점점 깨달아 가는 것은
사람은 어차피 늘 요동치며 살아가는 존재라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지’하는 것입니다.
난 들 배신에서 자유롭겠습니까?
내가 낸 상처에 울고 있는 이가 혹 있을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지난해 눈물을 흘리면서 보았던 'Passion of christ`의 감동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감동은 감동으로 끝났습니다.
우리는 무수히 잘못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도 못하고
배신과 비난과 비탄에도 이르러 기도의 줄을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입니다.
우리를 강하다 의롭다 아니하셨습니다.
곰을 만나면 어떤 이는 배신을 할거고 어떤 이는 슬픔에 빠질 것이며
어떤 이는 지혜로, 믿음으로 더 나아가 견딜 것임을 아셨습니다.
우리 연약함을 너무 잘 아시며 사랑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영생까지 주셨습니다.
그 보혈이 2000여년 지난 지금도 우리를 품으십니다.
산길에서 곰을 만났습니까?
사람을 믿지말고 기도하세요.
날 피로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세요.
날 위해 기도하는 누군가가 바로 친히 간구하시는 보혈의 성령이란 것 가슴 속에 진하게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