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계시죠?

[br] 잘 계시죠?

이맘때 쯤이면 어느 색 꽃을 꽂아야 하나를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하얀색 카네이션이겠지만 아직도 마음에 살아 계심에 그렇게 할 수도 없었지요.
그래서 무덤가를 꽃으로 장식해 드리려 했지만
한 번도 실행하지 못하고 이젠 그럴 자리도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아린 기억으로 슬퍼 하지도 않습니다.
떠나신 후 허전하던 가슴 구석 구석들에 어느덧 물려주시고 이끌어 주신
하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두분 계신 곳이 김포 하성면 귀전마을 동산이 아니라
내 하늘 아버지 계신 바로 그 곳임을 내가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가슴에 꽂지 못하는 붉은 카네이션에도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내리신 감당 못할 것 같던 시련과
불같은 고난의 시간은 보내고 나니
그 시간들에 내가 홀로 서 있던 것이 아님을
그 속에 거하셨던 아버지의 뜻을 너무나 선명하게 깨닫습니다.
내 주 아버지께서는 냉냉한 깨우침을 주신 것이 아니라
슬플 때에 위로와
약 할때에 강함과
당신들이 주셨던 따뜻한 품속같은 사랑까지 내리셨습니다.
언제나 지켜주시고 동행하시는 그 사랑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하늘을 향해 감사하며 기쁨에 넘칩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믿음을 남겨주고 가신 아버지, 어머니
어제 어버이날, 우린 어린이날 처럼 뛰놀았습니다.
나조차 잊을 만큼 빠른 세월이라 벌써 청년들에게 어버이날 선물 받으러 일어나는 나이가 되었어도
주님 품안에 나는 어린아이처럼 늘 즐거울 수 있습니다.
즐거워서 더욱 생각이 나는 걸까요?
비 온 끝이라 더 푸른 5월 하늘에
조금은 남아있을 그리움까지 띄워 보냅니다.
주고 가신 사랑 진정 감사합니다.
사실은 여전히 그립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