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br]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요즘은 학교 운동회에서 마스게임을 해도 어지간한 유행가나 팝송 음악을 쓰는 것은 흔하지만
한 20년 전 풋내기 교사였던 나는 마스게임 음악으로 그 당시 유행하던
Boney M 이라는 그룹의 By the rivers of Balylon(바빌론 강가에서)을 사용하여 동작을 꾸몄습니다.
그것도 아주 경쾌하게.
어느날 사고를 뜻하고 당하는 사람은 물론 없지만 목숨이 위태 할 지경의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있을 때 우연히 그 노래의 가사가 들리고 그 중에 Balylon이라는 소리에 귀가 번쩍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경책을 찾아보며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생각없이 가볍게 지난칠 가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 당시의 나였습니다.
남들 다 자는 밤중에 병원 침대에서 옛날을 기억하며 우는 그 시간 그 곳이 바로 바빌론 강가였습니다.

가끔 살면서 바빌론 강가로 돌아 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난 그곳을 이제 벗어나려 애쓰며 얍복강으로 갑니다.
얍복강나루터!
주도면밀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잔 머리 잘 굴렸으나 고생도 많이 한 야곱이
바로 그 얍복강가에서 새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보다 자기 능력으로 살아 온 야곱이 눈물 콧물로 기도하여 응답 받은 곳.
아마 그 기도는 보통 대충대충 하는 기도가 아니었을 것 입니다.
다시는 옛것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결단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나도 얍복강에 서 봅니다.
그 얍복강의 야곱처럼 나도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고 싶습니다.
나의 많은 문제들, 나의 힘으로 되지 않는 문제들을 모두 맡기며
오직 하나님 앞에 홀로 서고 싶습니다.
옛것을 돌이키며 눈물 흘리는 바빌론 강이 아니라
내 모든 잘못을 모두 감싸 안으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그 얍복강에서 나도 축복의 사람으로
태어나려 합니다.
태어나야만 합니다.
그 인도하시는 목소리에 오늘도 귀를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