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아저씨

[br] 연 초에 컴퓨터를 새로 바꾸려고 이 곳 저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가격과 사양을 같이 맞추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보석이 셋이라는 상표의 컴퓨터를 보러 들어가서 거기서 구입을 하려고 적지않은 계약금까지
내고 와서는 그 곳에 가길 잘 했다고 연신 자찬을 해댔습니다.
거기서 구입한 이유는 가격, 사양 그런 것이 맞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컴퓨터 하면 어쩐지 주눅이 절로 드는 내가 뭘 알고 산게 아니고
쭈빗거리며 들어서는 내게 그 곳 사원들 모두가 친절했음은 물론이며
뭘 안다는 희주 아빠, 희수까지도 도표며 그림 등등 자료를 가지고 설명하는 성실성에
그만 '여기다 '하며 의견 일치를 본 것 입니다.
여기엔 그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며칠 전, 희수와 내가 집 근처 컴퓨터 점에 들어서는데
'아, 다음에 오세요. 물건이 없어요."
컴퓨터가 그렇게 많은데도 없다는 문전 박대에 말도 못 붙이고 온 것을 생각하면
‘너희들의 불친절이 얼마나 손해냐’ 하며 고소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고 난 후 가격을 생각하면 새록새록 어쩐지 좀 비싼 것 같고 과히 명쾌하지 않았는데
바로 그 회사가 우리가 산 지 얼마 안되어 부도설이 모락 모락 나더니 마침내 문을 닫았습니다.
컴퓨터를 설명하며 이 제품은 물량이 달려 확보하기도 어려우니 지금 여기 있는게 다행이라며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까지 해 준 그 사람들의 미소에 이제사 기막힙니다.
차라리 태도가 거칠긴 했어도 있는 물건도 안 팔며 없다고 한 그 사람이 더 진실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잠깐 동안의 친절, 그것은 분명 거짓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우린 언제나 그 친절함에 걸려 들 때가 있습니다.
컴퓨터만의 문제가 아닐것 입니다.
세상의 영은 매우 강하여 우리를 자주 미혹케 하며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교묘히 바꾸나 경계심을 풀도록 친절하기도 하며
때론 신실한 모습으로 위장도 할 것 입니다.
컴퓨터를 잘못 산 일은 그저 내가 세상에 대하여 어리석고 영글지 못함을 인정하며 그만입니다.
그러나 주의 영을 분변하지 못하면 이를 어쩝니까?
온갖 모양의 술수를 가지고 달려드는 세상의 거짓 영을 내 무슨 재주로 다 알리오.
그러나 정말 정말 다행하며 감사합니다.
내거 꺼내어 보여 줄 수는 없어도
내가 주를 생각 할때에 매일 기쁨이 넘치며
숨쉬는 순간마다 주께 감사하며
마음 속에서는 늘 주를 향한 기도와 찬양이 샘솟음에
주가 함께 계신 성령의 동행하심을 내가 압니다.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 갈 때에야 저희 결국을 내가 깨달았나이다-
-내 마음이 산란하여 내 심장이 찔렸나이다-
한 아삽의 시처럼 하나님의 증거가 내 영혼과 심장에 직접 파고 들기를 갈망합니다.
친절한 아저씨,
당신들에게 미혹되기에는 난 너무나 내 하나님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