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기름치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흥분하는 선배의 말을 듣고 나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나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내가 속으로 ‘엄석대’라 생각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경찰서를 벌써 여러 번 드나들고 너무도 어른들의 뒤통수를 치는 일이 허다하여
경계와 주의 감시의 대상이었건만
잘생긴 외모와 바른 말씨로 처음 본 사람은 누구나 호감을 갖게 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주위에 많은 친구들을 몰고 다니며 자기의 행동에 동참하고 복종케 하는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의 할머니는 일이 있을 때마다 전학을 시켜 입막음을 하고
마지막으로 전학 간 학교에서 드디어 전국 어린이를 대표하여 대통령을 만나는 영광의 자리에까지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이럴 때 왜 며칠 전 들은 기름치가 생각나는지.
기름치는 겉보기에는 참치와 너무도 닮고 맛도 비슷한데 값은 참치의 반도 안되어
참치 장사들이 참치로 둔갑시켜 버젓이 참치가 된 기름치
그 둔갑 참치는 기름투성이라 인체에서 소화되지 않으며 과량 섭취하면 복통 설사 어지러움을 일으키는데도 우유처럼 뽀얗고 맛은 고소하다네.
그러나 가끔 우리도 엄석대가 되기도 기름치가 되기도 하기에
청와대에 간 그 애에 대하여 마냥 흥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땅의 상은 사람의 일이기에 잘못될 수 있습니다.
눈가림만 하면 포장만 그럴싸하면 그럴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 하늘은 이 땅의 수고와 자랑으로 가는 길이 아니요.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기에 땅의 엄석대도 기름치도 하늘 나라에 가는 길은 오직 하나
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 보혈의 사랑.
그리하여 오늘도 참치가 참치답기를 진정 거듭난 성도의 길을 사모합니다.

지탄받던 그 아이, 뽑혀서 청와대에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