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천국 언어를 잃어버리고 긴 시간
모두가 자기 나라 말이라면서
타국 언어를 제 나라 말인줄 알고 씁니다.
그러나 글자를 글자로 읽는 것에 익숙해져
사랑이라 읽고도 미워하며
믿는다하면서 불신합니다.
포용해야 할 일에 폭력이 있으며
더러는 참아주고 침묵해야 할 때에 비난의 화살을 쏩니다.
찬사를 보낼 일에 냉담하기 일쑤며
자신을 반성하는 일에는 언제나 더디고 주저하면서
남 탓에는 2박 3일도 부족하다지요.
영어 원어민을 닯고 싶어
원어민 영어 특별 강좌에 몰리고
유학도 가고
듣지 못하는 것에 답답해하고
말하는 실력을 늘리려 학원 강좌도 듣고…
타국 언어 못 알아듣고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슬픈 일은 서로의 언어마져 쇠하여
같은 말을 쓰면서 못 알아듣고
각자 만든 사랑과
각자 만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애초에 우리에게 주셨던 그 언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나, 너 없이 다 알아 들었던 그 말은?
굴절되고 변색된 언어들 속에서
원래 주셨던 말
잘 알아들었던 그 말이 몹시 그립습니다.
우리, 다 같은 원어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