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야, 내가 기도해주마

후진 주차를 후지게 하다가 앞차를 정말 살짝 긁은 일로 20만원을 송금 했습니다
속이 좋았을 리 없었지요.
머리는 무겁고 먹은 것도 없이 더부룩하고…
그깟 일에 20만원을 달라니?..
내가 할 수 없는 범위의 모든 원망스런 말들을 동원하여도 억울한 심정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한 소녀가 죽었습니다
가출하여 노숙하며 지냈다는 그 소녀는 2만원을 훔쳤다고 같은 노숙자에게 맞아 죽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름도 주소도 아는 사람이 없어 그냥 어느 노숙자 소녀의 죽음으로 알려지다가 겨우 몇 달 만에 신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막히게도 죽고 나니 그 소녀가 돈을 훔친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나고
가엾은 소녀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나처럼 억울해 할 수도 없는데…
내 아들 나이의 가여운 소녀…

2만원에 죽고, 20만원에 억울해 할 때에
진리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할 때,
세상에 모든 이론과 지식이 난무하며 자기가 구원자가 외칠 때에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의 대속의 죽음은 얼마나 억울한 일이 되는지 가슴을 치며 느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외에 구원자의 이름을 들은 적도 알지도 못하는 나는
가여운 그 소녀도 더 어린 시절 한번쯤 들었을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마지막에라도 불렀었기를 애통한 마음으로 기도해 봅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을 온 땅에 전하기에는 아직 작은 믿음이나
그래도 예수 이름 전함이 여전한 사명이기에
억울한 일, 슬픈 일 모두를
끝까지 부르며 살아야 할 예수 이름 앞에 겸손히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