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이 시간은 나보다 지름길을 더 잘 알아서 연말에는 바짝바짝 다가섭니다
매해 지나는 시간이 연말에는 왜 그리 특별한 의미를 더하는지…
어쨌거나 나는 50을 넘어갑니다.
이 50을 넘어가며 나는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그건 나이를 먹어서가 아닙니다
‘엄마는 50에 바다를 보았다’라는 연극과 내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60도 못 넘기고 가신 내 어머니도 어쩌면 50에 연극의 어머니처럼 슬픔의 바다를 보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럴지라도 여전히 어머니는 내 믿음의 본이십니다.
어머니도 50에 여전도회장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대 우리 나이와 믿음 연약하여 단지 직분만 알았을 뿐 어떤 도움도 드리지 못했었음이 두고두고 남는 후회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헌신하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난 참 부족한 사람입니다.
올라야 할 믿음의 터는 아직도 다락 같이 높고 가끔 연약하여 흔들리고 넘어져 상처 입으며
집과 직장과 그리고 교회 사이에서 늘 허덕이며 때론 성도를 돌볼 겨를 조차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입니다
직전 여전회장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늘 꿋꿋하셨던 이은숙 집사님, 맏언니 같이 일 잘하던 문미화 집사님, 맘 먹은 것을 잘 밀고 나가던 배양희 집사님, 그리고 묵묵히 잘해내신 이명희 집사님에 비하면 난 일을 잘하나, 밥을 잘하나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부족함 뿐입니다.
이를 생각하며 걱정이 뭉게뭉게 구름처럼 일때에 가장 약한 자를 택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람이 느껴집니다
우리를 사랑하심이 본디 잘나서가 아니며 직분을 주심도 부족함을 채우는 내 연단의 기회임을 알겠습니다
내 마음의 중심을 그리스도께 향하고 내 내주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구할 때에 하늘에서 듣지 않겠습니까?
약한 자의 기도를 들으심으로 나의 나 된 것에 그저 감사와 은혜로 나아갑니다.
그리하여 내가 50에 보는 바다는 바로 은혜의 바다, 감사의 바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