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적에는 집을 떠나 다른 지방에 가면 영락없이 물갈이 배앓이를 했습니다.
나이 들면 없어지려니 혹은 생각 탓이려니 해도 그 좋아서 간 여행지에서도 그러는 것을 보면 꼭 생각탓 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사와서 물갈이 배앓이는 아니지만 이제 십년 이상 살던 집에서 이사와 산 자가 두 달이 되어 오는데 아직 적응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어 혼자 옷을 때가 있습니다
거실 전기 스위치 위치는 달라졌는데 옛 집을 기억하는 내 손은 애매한 벽만 긁다가오고
냉장고를 향해 가다가 냉장고 위치가 아니라 머쓱해져 벽에다가 인사하고 오기도 하고 등 등.
사람의 온갖 신체 조차 늘 하던 옛 것에 익숙하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문제는 이 집의 수도 꼭지 입니다
이 수도꼭지가 온도를 맞추어 쓰다가 잠군 후 다시 틀기만 하면 금방 같은 위치였겄만 물은 온도가 맞지 않아 번번이 낭패를 보았습니다
갑자기 뜨거운 물이 쏟아지기고 하고 차가운 물이 나와 머리 감다 깜짝 놀라며 말 잘 듣던 옛집의 수도꼭지가 얼마나 그립고 고맙던지…
불평을 하는 내게 희주 아빠가 알려주었습니다
이 꼭지는 다시 쓰려면 낮은 쪽으로 하면 같은 온도 절대 안되고 뜨거운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낮추어야 조절이 된다나요.
난 이 말을 복음처럼 들었다면 이상한 일일까요?
믿음이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되려면 난 늘 먼저번 보다 더 뜨거운 기도와 묵상과 말씀이 필요했습니다. 더 많은 인내와 눈물도 흘려야 했습니다.
늘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이 날이 저 날같은 생활로는 도저히 안되고 뜨겁게 성령을 구한 후에야 비로소 회복이 되는게 나만의 문제일까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작심 삼일 일줄 알면서도 결심도 하고,
일년에 한번일지라도 성경 통독해보려 성경읽기표도 사보고,
옛 집 수도를 그리워 하지 않으려고, 옛 사람을 다시 입지 말기를 기도하며 주 앞에 겸손히 앉습니다
올 한해 내가 말씀으로 잡은 시편 1편 말씀이 정녕 마음판에 새겨지기를 간구하며
난 다시 하나님을 향합니다
높이 계신 하나님만 바라며 뜨거운 성령을 간구합니다.
수도꼭지 이리저리 돌리다가 난 은혜받습니다.
밖은 영하의 날씨로 몹시 춥다하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