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 들어설 때 먼저 들어오는 것은 쾡한 눈의 여인네였습니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에 돌아다보니 그 여인네가 울고 있었습니다
중병인가 싶었는데 역시 심한 병이더군요
우울증!
얼굴도 잘 생기고 풍기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 그 여인네는 이후에도 내가 볼 때마다 거의 울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현재까지도 의사인 언니와 형부를 의식하며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했음이 결국은 우울증의 지경에까지 이르고야만 여인.
내가 아는 한 후배도 검사로 잘나가는 오빠와 올케를 늘 비교하다가 우울증으로 교사 생활을 접고 말았는데…
나도 생각 같아서는 키는 지금보다 한 10cm 쯤 더 컸으면
흔한 초등학교 교사로는 어쩐지 폼 안나 영문학이나 뭐 그런 류의 교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굴은 송혜교, 전지현 이쁜 사람 좀 많은데 비슷이나 했으면 …
듣기만 해도 주눅드는 에스라인은 내게 가당키나 …
등 등 많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우울함도 없이 어쩜 그리 나는 뻔뻔당당하게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단언컨데 난 알아버린 며느리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 어떠한 상황이건 나의 나 된 것이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임을 은혜로 알았습니다
나름대로 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며 주님을 만났고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무얼 해야 하는 지를 늘 인도해 주시는 주를 내가 알았고
내가 존귀한 그리스도의 자녀임을 알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나의 사는 순간이 간증이요, 감사요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온갖 생활의 압박과 상심 속에서도 바로 서게 하시고 사람의 생각과 너무 다른 눈으로 나를 보실 주로 인해 나는 낙담하지 않으며 나아갑니다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도 없는 예수그리스도를 내가 만남으로 내 사전엔 우울증이란 말이 검색되지 않습니다
우물가의 여인도, 2000년대를 사는 내 심중의 탄식도 바라봐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 앞에 늘 감사와 기쁨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막 우울증의 여인이 성경을 펴 듭니다
하늘 아버지여 주의 길을 알게 하소서. 함께 하소서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