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생각은 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법,
그 전 학교 신우 멤버들을 생각하다가 그들과 함께 먹던 일들이 생각나고
그 중에 두텁떡 생각이 나고
그리하여 부랴부랴 쇳뿔도 단 김에 빼란 말이 하필 그 때 딱 떠올라 바로 질러 버렸습니다.
오늘 배송 예정이라는 문자에 동료가 먹으라고 권하는 값나가는 과자도 물리치고 집으로 달려 갔지요.
그러나 온다던 날도 넘겼기에 고생 고생 택배사에 잔뜩 힘들어 간 목소리로 문의하니
헉, 떡은 먼저 살던 집주소로 날아간 뒤.
힘있던 목소리는 금방 힘 쭉 빼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죄송을 고한 후
어스름한 저녁, 우리집 저녁 준비는 뒤로 하고 먼저 집으로 두텁떡 찾으러 바람같이 날아가니
그 곳 경비 아저씨도 모르는 일이다. 거기 이사 온 새댁도 모르는 일이랍니다.
다시 역추적하여 택배 기사에게 문의.
“그거여, 떡 인줄 모르고 맨 꼭대기 층이기에 문 앞에 훅 던지고 왔는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짜증과 아까움이 사라졌습니다.
아저씨 잘하셨어요. 정말 잘하셨어요
제 물건 바르게 못 처리하면 훅 던져 지는 거 백번 맞습니다
술만 새 부대에 담겠습니까?
택배도 떡도 새 부대에 넣음이 분명 맞습니다
이사 간지가 언젠데 주소 확인도 안하고 간절히 바라던 떡을 팽개치듯 주문하다니!
너희는 새 것이라 보라 새롭게 되었도다 한 말씀도 제 자리 못 찾아 버려진 떡처럼 대하진 않았는지요?
그 떡 잘 싸여진 포장이니 분명 누군가 웬 떡이냐? 하고 자~~알 먹었을 거라 난 확신 합니다.
어느날 우리도 불쑥 그리스도의 사랑을 먹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게 웬 떡입니까?
웬 은혭니까?
떡이 떡인 줄도 모르고 던지는 사람이 있는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