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어디에 그 물이 다 있었던 걸까요?
밤새 퍼붓고도 또 내리는 비 속에 불행한 소식들이 점점 들려오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라 하신 말씀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제 정 장로님과 중고등부 수련회 장소에 위로 겸 가는 길에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퍼붓는 비에 기도가 절로 나와 기도 아니면 살 수 없음을 몸으로 깨닫으며 갔습니다.
퍼붓는 비 속에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오던 우면산 자락이 생각납니다.
사건이 있기 전까지 굳은 성 같아 보였던 그 부유가 내리는 비 속에 무너져 버렸고
남을 위해 봉사 하고자했던 젊은 넋들도…
슬프고 비참한 심정으로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방주 아니면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불패의 그 땅 강남도 물 속에 힘없이 잠기는 때에 우리가 무엇으로 살아 갈 것인가?
우는 사자 같이 총을 들고 쏘는 자가 있는 세상에 우리가 무엇으로 갑주를 입을 것인가?
그래서 기도하고 그래서 찬양합니다.
영문도 모르고 총 맞고 죽은 이들이며 아무 준비없이 물살에 실려 떠내려가는 삶들을 보며 비탄의 마음으로 말씀을 새겨봅니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그 말씀이 내리고 또 내리고도 비를 품고 있는 구름처럼 나를 무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