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남 보기에 생각이 많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나는 알고보면 단순한 사람입니다.
그렇더라도 오히려 어떤 얄팍한 유혹에 대하여나 이단의 미혹에 대하여는 누구보다도 꺼떡없을 굳은 믿음과 신념속에 살아간다고 자부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무 은행원이라 칭하는 사람이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찾으며 본인임을 확인 한다기에 정성껏 친절하게 확인을 해주니 지금 김성자씨의 위임을 받았다고 하는 사람이 국민은행 00지점에서 통장 개설을 하러 왔다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전화를 하여 확인한다는 겁니다.
자, 평소에 듣고 보던 바대로 하면 이 정도에서 눈치 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게 바로 보이스 피싱 첫 단계라는 것을.
그러나 의심을 하면서도 내 신상을 너무나 훤히 알고 있으며 은행 입장에서 고객보호 어쩌구 이런 사고가 어쩌구하는 바람에 다음 단계로 바로 진입하였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그럼 은행측에서 경찰에 바로 넘겨 처리해 주겠다고 합니다.
이런 고마울데가
신분도용도 알려주고 경찰에 알려 처리까지 해준다니
게다가 전화를 끊지말고 기다리라는 친절함과
전화기 저쪽에서는 무전연락으로 긴급하게 동료경찰을 부르는 리얼한 소리에 나는 완전 정신 나갔고 그 사이 어어라, 범인이 도망가네 하는 생생한 중계까지…
그리하여 또 다음 단계로.
그 사이에 나도 정신을 차리고 한번은 확인해 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느 서 소속 경찰은 맞으며 성함은 어찌 되냐는 몹시 교양있는 내 질문에 서울 세종로 파출소 김00경사 라고 알려 주기에 그대로 패스.
드디어 클라이막스에 이르렀습니다
저쪽 친절한 행원 왈, 그러면 가까운 국민은행 지점으로 가셔서 나의 지시하는 대로 조치하시라는 아, 이 정도의 눈물나는 친절이여!
거의 뛰쳐 나갈 판에 여기까지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몇 번이나 그거 사기전화야 끊어버려 하며 만류하였지만 정말이라고 하며 난 듣지 않았습니다 이 급한 상황을 모르면 가만 있으라면서.
그 때까지 나의 이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를 참으며 듣고 있던 남편이 어이없고 황당한 표정으로 내 전화기를 빼앗으며 개입하였습니다.
‘야, 내가 김성잔데 당신들 지금 뭐하는 거야?“
이 한마디에 상황은 종료되고 나는 그 때에야 정신이 번쩍들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왔던 번호를 다시 눌러보니 허무한 그 멘트
“없는 국번이거나 결번이오니…”
이후 나는 정신을 가다듬기 바빴고 남편의 비난과 조롱에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단순무식하며 생각없는 여0네가 되고 말았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 말을 대체할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마음은 단순하고 순진한 내가 이 무슨 낭패에 망신인지.
금전적 손해를 막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그렇게 이단 아니라 그 곱빼기 사단에게도 휩쓸리지 않을 것 같은 나의 믿음이 어쩌면 이렇게 비숫한 것들에 걸려 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겁니다.
이단, 사단들의 공격은 보이스피싱보다 더 위선적이고 경제적인 손해 정도가 아니라 더 무서운 영혼의 파멸로 이어질 것을 생각하니 눈 앞이…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
변화를 받아, 변화를 받아
아무렴 변하여야지요. 철저히 변하여야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전신 갑주를 입고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그래도 나 김성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만 단순하고 철저하게 믿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