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듯 보면 다 평온해 보이지만 뚜껑 열어보면 어느 집 할 거 없이 다 부글부글 끓고 있다더니 요즘 내가 처한 입장이 바로 그렇습니다.
지난 주 학교에서 야간에 학부모 상담을 실시하는 통에 8시간 내외의 근무에 잘 맞추어져 있던 내 몸이 비명을 지르며 급기야 눈이 찢어지는 참상을 겪고야 말았습니다.
이름하야 동공막 출혈. 쉽게는 눈 흰자가 찢어진 것이지만 두 군데 들렀던 의사마다 과로이니 일을 좀 쉬랍니다.
딱히 한 것도 없었는데…
그런데 이번 주 수학여행을 앞두고 우리 학년 여기저기서 툭툭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나로 말하면 시아버님 식도암 진단 후 병원에서 진단해야 할 문제들이 매일매일 등장하고 특별한 방법 없이 한숨 속에 걱정만 쌓이고 효과 없는 위로뿐.
우리 옆 반 교사는 아직 50세도 안되신 엄마가 역시 암 진단을 받고 기력을 잃고 노심초사 하며 다니고
또 다른 교사는 이미 자신이 자가 면역세포 파괴라는 병을 가지고 있어 치료 중이며
나보다 조금 나이 적은 교사는 지병인 허리 통증으로 매일 침 맞으러 다닙니다.
여기까지면 그래도 낫지요.
어제 저녁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그나마 나을 줄 알았던 젊은 교사가 남편이 갑자기 급성 맹장 수술을 하여 연가를 내야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까지? 아니지요.
오늘 우리 학년 축구 피구 심판보던 유리허리 샘이 역시 허리가 아파 당장 수학여행 인솔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남은 한 샘 중 두 분은 개인전 준비로 아예 참석이 불가능하고…
예수를 안 믿어 거짓말을 못한다는 분과 모든 신 중에 그 중 하나님이 나은 것 같아서 교회에 다니다가 믿음이란 것이 생겨 이제는 새벽기도까지 하시게 된 분과 …
인생은 매양 이번 거겠지요.
언제나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끌어가고 가야 하는 것 일겁니다. 다만 그것이 누구에게 끌려가느냐가 문제일 것인데 믿는 나는 이런 어려움에도 기도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내가, 내 자신이 끌어가는 것 같아도 결국 이끄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이런 일들이 담담하게 받아들일 내 몫으로 받아들여 가려합니다.
내일 아침 이 많은 사연에도 버스는 출발 할 것이고 저 미국에 상륙하여 불안하게 하는 샌디도 하나님 뜻 안에 일어나는 일이니 그저 하나님 품에 안으소서 주 뜻대로 하소서 기도하며 나아갈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