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탄식의 기도

세상의 일들이 사람들에게 다 이해되어 지는 건 아니지만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 가끔 일어납니다.
게다가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까지 맞으면 이건 정말 입에 거품 물 일입니다.
내 경우에 ‘ 저 사람은 경계 해야겠네’ 라고 생각한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미치고 펄쩍 뛸 일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상도 좋고 수더분하네’ 라고 생각한 사람에게서 도리어 약 오르고 열 받을 일이 벌어지는 경우를 한 두 번 본 것이 아닙니다.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몇 십명 되다보니 나에게 직접 피해를 준 것은 아니어도 대다수가 은근히 피해를 입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요즘 학교 평가란 것이 있었는데 평가란 자체가 참 거부감 있는 말이지만 시대가 요구하니 어쩔 수 없이 시행이 됩니다.
문제는 이 평가에서 겸손을 오해한 사람 때문에 일이 벌어집니다.
자기평가란 자기 자신을 그야말로 겸손하게 낮추어 보란 말이지요.
그런데 요걸 잘못 이해하면 ‘내가 못하는데 너라고 별 수 있어’ 이렇게 평가가 되더군요.
따라서 이번 평가의 결과는 엉망진창 정도가 아니라 차마 말하지 못할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오고야 말았습니다.
나만 남에게 보이기 위해 겸손을 나타내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강제 추락 당한 여러 사람들은 말이 아니게 되었으니…
난 못해도 넌 할 수 있어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
고칠 수도 없는 일에 분개도 비판도 다 지나간 버스입니다.
다만 나보다 남을 낮게가 아니라 낫게 여기며 앞으로 정말 잘되리라 기도 할 뿐입니다.
겸손과 탄식으로 기도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