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오늘은 햇볕이 제법 따사로운데 엄만 마음이 시리고 아릿하구나.
약속된 이별이라도 이별이라서, 이별엔 연습도 필요 없어서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네 물건 어지럽게 놓인 책상도 휑하게 쓸쓸하고 즐겨 쓰던 컴퓨터가 덩그마니 너의 부재를 알리고 있다.
물론 알지 넌 잘 지낼거야.
넌 기도의 아들, 응답의 아들이니 그럴거야.
그러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시간이기에 눈물 삼키려 눈시울 붉어진 얼굴로 대열로 들어가던 네 모습을 엄만 오늘도 그려낸다.
따뜻한 날이면 따뜻한 대로 계절이 아쉬웁고 추우면 추운대로 걱정이리라
바람부는 날은 애처롭고 비가 오면 더욱 슬플거야.
그러나 네 선 곳 그 자리 그 시간에 함께 하실 하나님을 기대어라.
힘든 그 시간 널 위해 기도하는 모든 이들을 생각해 내어라.
가장 높은 곳에서 널 지키실 하나님을 찬양하며 나아가거라.
그러다 보면 시간은 저 만큼 앞서가서 더욱 단단해지고 더 당당해진 너를 만나겠지.
넌 멋진 아들
하나님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