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봉이처럼

어느날 선바위역에 아기 고양이 한 마리 버려졌습니다.
인터넷에서 그 사실을 읽은 한 사람이 거기로 달려가 이틀을 수색하여 구석에서 떨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왔더랍니다.
가족들은 더러운 고양이를 어디 집으로 데려 오냐며 반대하였지요.
그러나 데려온 사람이 그 고양이를 아주 애지중지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과 아기 고양이가 낯선 환경에서 자기를 방어하느라 작고 여린 몸집으로도 ‘하악’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가족들은 서서히 고양이를 보듬어 주고 마침내 한 가족처럼 사랑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기고양이에게 이름도 붙여 주었지요.
이젠 아기고양이는 버려진 고양이가 아니고 우리 가족 ‘준봉이’가 되었습니다.
구석에서 사람들 발자국 소리에 놀라지 않아도 되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저를 선택해주고 사랑해 주는 주인이 있어서 가끔 제 처지를 잊고 장난인지 주인 손에 상처를 내도 가족들은 그저 사랑으로 받아줍니다.
가족으로 선택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준봉인 아무 걱정이 없는 듯 행복합니다.
어느날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해 자녀 삼아 주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이라 이름하여 주셨습니다.
우리는 내 이름 아시죠? 찬양합니다.
그러나 가끔 아니 사실은 매일 하나님 뜻에 합당한 생활일까? 힘겨워 합니다.
주인 앞에서 무장 해제 하고 배를 뒤집어 보이는 준봉이처럼 나를 택해 주신 아버지께 전적으로 맡기며 살아가지 못합니다.
여전히 내 삶의 주인은 나 인채로 내 근심 걱정 내가 끌어안고 노심초사하며 살아갑니다.
언제나 다 주시는 그 분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