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드려 손질한 옷
단정한 머리
신입생들의 떠드는 소리가 풋풋하다.
만 12세 이상이 입학 조건인
서울 마포에 새로 생긴 초등학교
너무 가난해서 학교 근처에 못 가본 어른
일제시대 부모가 만류해 입학 못했던 할머니
성인이 되어서는 생업에 바쁘고
자식들 공부 시키느라 시간을 못 낸 어른들
30대 청장년에서 80대 노인들이 신입생이 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재를 받고 함박 웃음
숙제 없냐고 선생님께 질문하는 순수한 모습
늘 한이 되었던 배움의 길을 찾아
나이와 세월을 뛰어 넘은 그들
감사한 여건에도
배우기를 게을리 하고 있음을
깨우치게 하는 그들은
나의 선생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