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달렸다 봉달이!

‘지는 마라톤 밖에 몰라유~’
너무 순해 보여
걱정되게 하는 봉달이 이봉주

'한물 갔다’는 평판과
서른 일곱의 나이를 극복하고

지난 주일 동아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8분대의 기록으로 역전 우승

사십이점 일구오 킬로미터를
100미터 당 18초대로 2시간 넘게 달렸다

가도 가도 끝은 없고
다리는 점점 휘청거리고
목은 타오고
심장은 터질 것 같은 달음박질

참가 선수 중 최고 기록 케냐선수
나이도 열살 젊은 선수가
35킬로 지점부터 먼저 치고 나갔다

지구력은 좋으나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봉달이가 100미터 이상 뒤졌을 때

우승은 힘들겠고 이등도 괜찮다
아니 끝까지만 뛰어 주기를 성원했다

이게 웬일이냐
점점 선두와 가까와 지던 봉달이
마침내 40킬로 지점 넘어서 앞서더니
여유있게 두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래! 이게 바로 인생이다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불굴의 승리다.
고난을 극복한 찬란한 꽃망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