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에서

시청을 보면
인생이 생각난다

시청앞에 서면
상전벽해란 말이 떠오른다

시청앞에 다시 가보니
엊그제 다르고 오늘 또 다르다

언제 저런 멋진 건물들이 들어섰나
첨보는 건물들이 또 생겨나 있다

시청 때문이다
시청이 버티고 서있어서이다

시청은 대장같다
시청은 세종대왕이다

허허벌판에 터잡고 홀로 앉더니
죄우로 신하들을 불러세우고 있다

시청은 대장부다
시청같은 큰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이 옳은 곳에 깊이 터잡아 집세우고
시청처럼 팔벌리고 굳게 서 있노라면

나그네도 멈춰서서 한숨 돌리고 갈 것이다
행인들도 자리깔고 한숨 자고 갈 것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시청같이 서야한다

내게 시청은 이제 더 이상 시청이 아니다
시청은 작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