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새벽 아직 미명인데
무슨 소리가 이렇게 둔탁할까
이어서 들려오는 경비아저씨의
다급한 목소리
“사람이 떨어졌어! 사람이 떨어졌어!”
아, 벌써 두 번째
떨어져 있는 주검을 또 한번 본다
사연이야 구구절절
이루다 말 하지 못하겠지
오죽 했으면
제목숨 제가 끊을 수 밖에 없었으랴
일백번 일천번 이해한다
이해하고 또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죽으면 모든게 끝나는 것일까
죽으면 모든 책임을 면하는 것일까
죽으면 다 용서받는 것일까
그 주검 가슴에 묻은 엄마는
어쩌란 말인가
저 때문에 죽었다고
가슴에 한을 품은 가족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물로 소독약으로
골백번을 씻어내어도
그날 그자리 그 환영이 자꾸 떠올라
슬금 슬금 피해 다니는
저 동리 사람들의 암울한 마음은 또한
어쩌란 말인가
죽은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죽은자는 많은것을 남겨놓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