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와 목사

머리 잘 깍는 이발사를 만나는 일은
참 복된 일이다

일생을 통해 한
두 어명 만났을까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참 이동이 잦다

최근에 만난 교회부근 이발사 아저씨
솜씨가 예술이다

예술하는 사람의 특징은
부드럽고 무리하지 않는다

슥슥 삭삭
그 손놀림이

한 마리 나비라고나 할까
솜 사탕이라 해도 좋으리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일은
참 흐뭇한 일이다

엊그제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이발소엘 또 들렀는데

그러나 왠 일
그 예술가는 이사를 가고 없다

새로 온 아저씨
보기와는 다르게

낑낑 깡깡
참 힘들게 깎으신다

아니나 다를까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오는 법

깎아놓은 머리가
심상치 않다

군대머리도 아니고
상고머리도 아니고

다시 붙일 수도 없고
다시 붙여 달라할 수도 없고

이내 떠오르는
한 생각

예술적인 인생이 되어야지

이발사의 책임이야
기껏해야 한달이면 족하지만

목사의 책임은
짧아도 한평생 아니런가

정작 조심해야 할 사람은
이발사가 아니라 날세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