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결심

신앙인이
무엇을 하겠다
무엇을 하지 않겠다하고
결심하는 일이 참 소중해 보이긴 하나
결심으로 이루어질 믿음의 일이란
사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믿음이란 결심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눈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믿음이란 감격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울어도 못하네
참아도 못하네
힘써도 못하네

믿음이란 주님으로만 되는 것이니까요
믿음이란 충만으로만 되는 것이니까요
믿음이란 임마누엘로만 되는 것이니까요

신앙인이 해야 할 일은
내가 무엇을 하겠습니다 하고 서원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각오하는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다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결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인이 해야 할 일은 오직
당신 없이는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하고
하나님 앞에서 절망하는 일이요
오직 주님만이 유일한 길이요 하고
백기 들고 나가는 일이요
또렷하게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주님의 지체로 온전히 하나, 한 몸을 이룰 때까지
일마다 때마다
또 절망하고
또 돌아서고
또 죽고
또 모셔들이고
또 나아가고를 반복하여
임마누엘을 완성해 가는 것입니다

내가 스스로 갈 수 있는 천국이란 없습니다
주님을 의지하여 가지 못할 천국 또한 없습니다
주님의 나로 갈 수 있는 천국이란 없습니다
나의 주님으로만 겨우 갈 수 있는 곳이 천국입니다

신앙인의 결심은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결심이 아니요
내가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아니요
주님이 무엇을 하시게 하겠다는 결심도 아니요
오직
주님이 내 안에서 무엇을 하시도록 내어주는 결심뿐인지라

마음 쓰지 않겠다는 마음만이 필요하고
머리 쓰지 않겠다는 머리만이 필요하고
힘쓰지 않겠다는 힘만이 필요하고
결심하지 않겠다는 결심만이 필요한 바

자꾸 반복해서 해야 할 유일한 우리의 결심은
결심이라는 이름조차 없는
결심한다는 마음조차 일어남이 없는
결심하는 것인지 결심되는 것인지 구분도 안 되는
평안함만이
행복함만이
자유함만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평안함 위에 나의 주님이
살며시 임재하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