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미료를 쓰지 않는 한정식 집에서 밥을 먹은 후에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 다닌다
맛있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음식점들은 맛있게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맛있어야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가급적 맛있다면 좋기야 하겠지마는
맛을 좆아 살다간 어디로 이끌려 갈지 모를 일이다

맛있어야만 몸에 좋은 것일까
맛없다고 몸에 안 좋을까

입에 좋아야 좋은 음식일까
몸에 좋아야 좋은 음식일까

사람 몸에 좋은 음식은 담백한 것이라고 한다
담백하지 않는 것은 약이 되지 않는다고도 한다

좋은 것은 담백한 것이나
담백한 식당은 장사가 되질 않는다

장사가 잘 되어야 옳은 것일까
장사가 덜 되어야 옳은 것일까

담백한 요리를 소신껏 만들어 파는 이들이
아직도 있음에 감사하다

담백한 맛이 좋은 것인 줄 아는 무지렁이들에게
좋은 날이 오리라고 확신해본다